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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지 않는 프란치스코 교황, 진정한 책임인가…혹은 권력에 대한 집착인가?

삥뽕뿡삥 2025. 4. 4. 22:35

'와병' 교황 거취 설왕설래…일각선 '전임자 생전 사임' 거론도(종합) ❘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교황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히고 있습니다. 무릎 부상으로 휠체어에 의존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며 교황직 수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본인은 이를 평생의 사명이라고 표현하며, 심각한 직무 불능 상태가 오기 전까지는 조기 퇴진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의 이런 태도를 두고, 단순한 헌신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집착’이라는 시선도 함께 따라붙고 있습니다. 주요 언론과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진정한 책임감인지, 아니면 교황직이라는 절대 권한에 대한 욕심인지”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겸손과 책임을 말하지만, 실제 행동은 권좌를 쉽게 내려놓지 않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란은 과거의 교황 사례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파킨슨병으로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음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의 이러한 결정을 두고는 ‘숭고한 헌신’이라는 평가와 함께, 교황청 운영의 투명성이 약화됐다는 비판이 공존했습니다. 지도자의 상태가 교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반면,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13년, 건강상의 이유로 자발적인 퇴임을 선택했습니다. 무려 600여 년 만의 일이었고,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결단은 지도자로서의 겸손함과 책임감을 상징하는 사례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교회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모습에서 ‘진짜 리더십’을 보았다고 말합니다.

흥미롭게도 프란치스코 교황 본인도 과거에는 “권력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자주 전해왔고, 베네딕토의 용기를 높이 평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행보는 오히려 요한 바오로 2세와 닮아 있는 모습입니다. 그가 강조해온 ‘겸손’의 가치와는 어딘가 어긋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대목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물러나지 않는 이유를 ‘미완의 교회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책임감’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황직이라는 권좌에 대한 애착’이 이면에 자리하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결국 이 문제는 단순히 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서, 가톨릭 교회 구조 자체의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황직은 종신제입니다. 견제 장치 없이, 교황 1인에게 막강한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입니다. 만약 교황이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거부하고, 건강상으로도 직무 수행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온다면, 교회 전체가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책임’이라는 명분이 오히려 ‘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인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은 교황제도와 교회 통치 구조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듭니다. 아무리 개혁을 외치는 지도자라도, 권력을 앞에 두고는 흔들릴 수 있다는 인간적인 모습도 함께 드러납니다. 우리는 지금, 교황이라는 자리의 무게와 그를 둘러싼 딜레마를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참고 기사
• AP통신: Pope acknowledges criticism and health issues but says in his new memoir he has no plans to retire (2024.3.13)
• Catholic News Agency: Pope Francis takes on critics in autobiography, says he won’t be resigning (2024.3.14)
• 동아일보: 교황 "권력 포기는 겸손의 힘"…힘 실리는 ‘조기 사임설’ (2022.8.29)
• The Guardian: Pope under pressure to resign after jubilee (2000.5.18)
• 가톨릭프레스: 프란치스코 교황, 연일 '권력을 경계하라' 강조 (2022.9.5)